미국 문화전문 매체 헐리우드 리포터는 12일(현지 시각)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다양성과 포용성을 포함하는 새로운 아카데미상 수상 자격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며 "아카데미는 7월 중으로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완료해 세부 기준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개최 초기 미국 주류인 백인·앵글로색슨·프로테스탄트를 뜻하는 '와스프(WASP·White Anglo-saxon Protestant)를 중심으로 꾸려진 아카데미상 집행 위원회는 1980년대를 거치면서 인종 차별과 성차별 같은 갖은 비판에 직면했지만, 최근까지 보수성을 털어내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92년 동안 남우주연상을 받은 흑인 배우는 단 네 명 뿐이다. 흑인배우 에디 머피는 1988년 작품상 시상자로 나서 "아카데미는 흑인을 차별한다"고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흑인 감독은 6차례 감독상 후보에 올랐지만, 단 한차례도 수상하지 못했다.

인종차별 문제는 흑인에게만 적용되지 않는다. ‘대부’로 유명한 배우 말런 브랜도는 할리우드 영화가 미국 원주민을 왜곡해 그린다고 비판하면서 남우주연상을 거부했다.
미국 공영라디오 NPR은 "백인 경찰 무릎에 목이 눌려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 여파로 미국 전역에서 거센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아카데미가 지금이야말로 수상 자격 기준을 공식적으로 조정할 적기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돈 허드슨 아카데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에서 "그동안 아카데미상은 여러해를 거치며 꾸준히 반성을 거듭했지만,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려면 앞으로도 해야 할 일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다양성이라는 사안을 긴급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는 데 모두가 공감했다. 우리는 아카데미상 수상 규칙과 선정 절차를 수정해 모든 목소리가 반영되게끔 하겠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오스카상에 다양성 기준이 추가될 예정이지만, 세부사항 논의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올해 출품된 영화에는 새로운 기준이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June 14, 2020 at 01:16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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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넘어 차별없는 세계로… 美 아카데미상, 선정 요건에 '다양성' 기준 추가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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